지드래곤부터 블랙핑크까지,
요즘 유명 아티스트들의 사진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일본 그래픽 아티스트 베르디(VERDY)다.
롯데뮤지엄에서 베르디의 국내 첫 개인전
《I Believe in Me》가 열리고 있어 직접 다녀왔다.

사실 처음에는 지드래곤이
올데이 프로젝트 타잔과 함께
전시장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지드래곤은 이전에도
베르디의 캐릭터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위버멘쉬' 월드투어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여기에 블랙핑크, 로꼬 등 국내 아티스트와도
꾸준한 협업 사례로 예전부터 눈길이 갔던 작가였다.

베르디 전시 《I Believe in Me》 기본 정보
- 전시 기간 : 4월 24일 ~ 7월 19일
- 장소 :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
- 관람료 : 성인 20,000원 / 청소년 13,000원
- 온라인 예매 : KREAM
- 오디오 도슨트 : 배우 박서준
- 물품보관소 : 매표소 인근, 1시간 무료

이번 전시에서는 드로잉과 조형물,
대형 설치 작품 등 약 250점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공간은 베르디를 대표하는
Vick, Girls Don’t Cry, Wasted Youth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 구간에는 실제 작업실을 연상시키는 공간과
여러 브랜드 협업 제품도 전시돼 있다.
솔직히 말하면, 꽤 취향을 타는 전시였다

베르디 전시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귀엽고 힙한데, 모두가 좋아할 전시는 아니겠다”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작품의 깊이를 감상하는 전시라기보다는
스트리트 패션, 그래픽 디자인, 브랜딩 문화를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한 전시에 가깝다.

그래서 Supreme, Nike, Thisisneverthat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를 좋아하거나
팝한 캐릭터와 타이포그래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가능성이 크다.
복잡한 미술사적 설명 없이
색감과 캐릭터,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브랜드 마케팅이나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하나의 그래픽 이미지가
어떻게 의류와 음료, 스포츠, 음악 산업으로
뻗어나가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반대로 조용한 미술관에서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는 관람을 선호하거나,
회화와 조형 자체의 깊이를 기대한다면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 역시 베르디에 대한
사전 지식이 많지 않은 상태로 방문해서
초반에는 계속 이런 생각을 했다.
"귀엽기는 한데… 그
래서 이게 왜 유명한 거지?"

오히려 전시 마지막에 배치된 작업실 공간에서
다양한 협업 제품과 작업 과정을 보고 나서야
베르디의 영향력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전시를 나온 뒤
과거 협업 사례를 추가로 찾아보는 과정이
더 재미있기도 했다.
반면 함께 방문한 사람은 작품을 보자마자
"힙 그 자체"라며 무척 좋아했다.
확실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만족도가 극명하게 나뉠 수 있는 전시다.
베르디는 누구일까?
베르디는 일본 오사카 출신의 그래픽 아티스트다.
도쿄 스트리트 신을 기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으며,
패션과 음악, 스포츠, 식음료 등
다양한 산업의 브랜드와 협업해왔다.

그의 작업이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복잡한 설명 없이도
한눈에 기억되는 캐릭터와 문구를 만들기 때문이다.
귀여운 외형 안에 펑크 문화와 저항 정신을 담고,
불안과 좌절 같은 감정을 짧고 쉬운 문장으로 표현한다.
SNS 프로필이나 티셔츠, 앨범 커버에 들어가도
즉시 메시지가 전달되는 이미지인 셈이다.
판다와 토끼가 결합된 캐릭터, Vick
Vick은 판다와 토끼를 섞은 듯한 외모를 가진
베르디의 대표 캐릭터다.
작가 자신의 페르소나가 반영된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동그란 얼굴과 귀여운 인상과 달리
가슴에는 아나키 문양이 그려져 있다.

펑크 문화에서 비롯된 반항과 저항의 태도를
귀여운 캐릭터 안에 집어넣은 것이다.
눈동자가 살짝 돌아가 있는 듯한 묘한 표정도 인상적이다.
순수한 얼굴인데 어딘가 범상치 않은,
이른바 맑은 눈의 광인 같은 매력이 있다.
Vick은 코카콜라, 스펀지밥, 파리 생제르맹, 비츠 바이 드레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했다.
캐릭터 자체가 명확하고 확장성이 높아
어떤 제품에 적용해도 베르디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난다.
셀럽들의 포토 스팟이 된 Girls Don’t Cry

Girls Don’t Cry는
베르디를 대표하는 타이포그래피 프로젝트다.

빨간색 하트와 함께 쓰인 문구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 로고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 문장은 베르디가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메시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여자는 울면 안 된다”는 뜻이라기보다
슬픔을 견디는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으로 다양하게 해석된다.
전시장에는 이 빨간 하트와 문구를 활용한 대형 설치물이 마련돼 있다.
고윤정, 타일라, 브루노 마스 등 여러 셀럽이
인증사진을 남긴 대표 포토 스폿이기도 하다.
Girls Don’t Cry는 블랙핑크 글로벌 팝업, 닥터마틴,
레스토랑 été 등과 협업하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됐다.


‘헛된 청춘’이 아니었다는 말, Wasted Youth
Wasted Youth는
베르디가 무명 시절을 지나오며 느꼈던 감정을 담은 프로젝트다.

표면적으로는 '낭비된 젊음'이라는 뜻이지만,
그 시간을 지나 현재에 도착한 작가의 이야기를 알고 보면
"결국 아무것도 헛되지 않았다"는 반대의 메시지로도 읽힌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거나
지금 보내는 시간이 의미 없이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마음이 가는 문구다.
베르디의 작업이 청년층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이런 지점에 있다.
막연한 불안과 방황을 길게 설명하지 않고
짧은 문장과 이미지 하나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Wasted Youth는 나이키, 버드와이저 등과 협업했으며,
베르디 특유의 펑크 문화와 스트리트 감성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작업이기도 하다.


베르디 전시, 이런 사람에게 추천
이번 전시는 순수미술 전시라기보다
그래픽 아티스트가 만든 세계관과
브랜드 아카이브를 경험하는 자리에 가깝다.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하거나,
캐릭터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에 관심이 있거나,
브랜드 협업 사례에서 영감을 얻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베르디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방문해도 관람은 가능하지만,
Vick과 Girls Don’t Cry, Wasted Youth의
의미 정도는 미리 알고 가는 편이 훨씬 재미있다.
관람 시간은 작품을 빠르게 둘러보면
약 1시간 정도면 충분했다.
사진을 찍고 협업 제품까지 자세히 살펴본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잡는 편이 좋다.

굿즈 숍은 전시 티켓을 소지한 관람객만 이용할 수 있으며,
일부 상품에는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이 적용된다.
개인적으로는 작품 자체보다
베르디가 하나의 캐릭터와 메시지를 바탕으로
패션, 음악, 스포츠 브랜드까지 영향력을 넓힌 과정이 더 흥미로웠다.
미술관에서 묵직한 예술적 감동을 기대하기보다는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스트리트 그래픽과
브랜딩의 흐름을 구경한다는 마음으로 방문하면
만족도가 더 높을 것 같다. 😋
'A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명품 브랜드의 권위는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수원시립미술관 '입는 존재' 전시 후기 (0) | 2026.06.26 |
|---|---|
| 첫 전시 주제가 큐비즘이었던 이유! 화제의 퐁피두센터 한화 방문 후기 (0) | 2026.06.22 |